테즈킴 개인전_Tez Kim Solo Exhibition

19 Sep. – 15 Oct. 2024
  1. 나를 찾아야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알 수 있고, 그걸 알아야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깊은 불행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몇 년에 걸쳐 이어진 그 길고 지난한 생각은 결국 내 기억이 닿는 가 장 먼 곳, 노오-란 빛으로 물든 나의 유년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거기서 어른의 내가 방치해 두었던 순수했던 시절의 소년을 만났다. 그렇게 나의 깊은 우울과 불행은 그 힘을 잃어갔고, 나의 작업은 그 소년의 구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2. 어릴때부터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새’가 되고 싶다고 대답을 했던 기억이 있다. 한참 어른이 된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는 듯 하다.

하늘을 나는 꿈을 꾸고 나면 그렇게 기분 좋은 여운이 남을 수가 없었다. 그 행복했던 여운을, 순수했던 어린 마음들을 조금이나마 부여잡고 싶은 마음으로 작업을 해 나갔다.

3. 노란색은 내가 좋아하는 색은 아니었다.

나 뿐이 아니라 누군가가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노란색이라고 말하는 것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작업을 할 때는 노란색이 자꾸 쓰인다. 내가 전업작가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준 대표작 중 하나도 ‘Way Home’이란 제목의, 그야말로 온통 ‘노오란’ 색의 페인팅이었다. 아마도 내 작업의 가장 큰 재료인 ‘먼 기억의 시간들’이 노랑으로 물들었나보다.

전시장 전체를 노란색으로 물들여보고 싶다는 오래된 생각을 이제서야 실천하게 되었다.

-작가 노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