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이 개인전_Jaeyi Kim Solo Exhibition

17 Apr. – 8 May. 2025

TUE – SUN   11am – 6pm / MONDAYS CLOSED

직관적임은 단조롭다는 편견이 있다. 한눈에 보고 알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얕고 포괄적인 내용 일 거라는 추측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김재이 작가의 작업들은 이 양식과 상반되게도, 직관적이면서도 밀도 있는 성격을 지닌다. 

작가의 그림은 우리를 캔버스 속으로 끌어당기는 듯 한 힘이 있는데, 이는 작가의 의도적 평면성에 있다. 그림 속 디테일들은 마치 퍼즐 조각들 처럼 전체적 이야기를 완성시킬 수 있게 하며, 이 모든 조각들이 캔버스의 표면으로 끌어당겨져 있기에 각 그림의 내용이 더욱 직관적이고 적나라한 성격을 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보는 이의 읽힘을 편히 해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계교(trick)와 같은 역할을 한다. 마치 잘 쓰여진 고전 소설을 읽는 듯이, 우리는 작가의 응축된 이야기를 읽어냄에 있어 흥미와 안정감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작가의 인물들은 영화 세트장에서 한 장면을 연기하듯 포즈를 취하는데, 그로써 각 작품은 영화적인 연출로 꾸며진 장면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양식은 신디 셔먼 (Cindy Sherman)의 “Untitled Film Stills” 시리즈를 연상시키며, 각색이 반영하는 그 순간의 주제를 강조한다. 김재이 작가는 캔버스에 담는 장면들이 일상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심볼리즘을 부여하여 더욱 함축적이고 이상적인 느낌을 준다. 

이번 전시는 큰 주제를 다루는 듯 한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작업들과 한 이야기의 파편들을 다루는 시리즈 작업 부터, 간소화된 배경으로 응축된 이야기를 담은 소품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 사이의 평화로운 B-roll* 과 같은 달빛 작업들까지, 마치 한 편의 영화와 같이 이어지는 포괄적인 기획을 보인다. 또 한 작가의 구작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문맥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더 깊고 완전한 내러티브(narrative)를 완성시키며, 작품과 작품 사이 흰 벽을 각자가 메울 수 있게끔 하여 흐름 있는 전시를 온전케 한다. 

*B-roll: 두 장면을 연결하거나 이야기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보조 촬영 분량. 

전시 제목인 A Narrative: Making Moments 는 그로써 각  각 작품, 혹은 순간이 독립적 중요성을 가짐과 동시에 더 큰 이야기의 일부로서 기여한다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재이 작가의 작품을 특징짓는 광범위한 주제와 세밀한 디테일 모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각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보편적인 이야기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기회이다. 김재이 작가의 작업을 통해 우리는 예술이 가지는 힘과, 그로 인해 형성되는 감정의 깊이를 다시금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Wanted5_Oil on Canvas 116.8 x 91cm

I’m a fool_Oil on Canvas Φ50cm

Wanted6_Oil on Canvas 72.7 x 53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