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 개인전 Byung-Hun Min Solo Exhibition
3 June. – 25 June. 2025
TUE – SUN 11am – 6pm / MONDAYS CLOSED

UnSeen 전은 김현주갤러리에서의 2006년 민병헌 개인전 이후 오랜만의 개인전이자, 그의 사진적 여정을 포괄적으로 담은 전시이다. 그의 Snowland, Waterfall, Flower, Nude, 남녘유람, 그리고 최근의 Muul 시리즈를 담은 이번 전시는, 민병헌이라는 네임밸류를 떠나 그의 예술적 방향성과 아이덴티티에 초점을 두었다. 그로 인해 자연스레 지난 45년간 아날로그를 고집한 작가의 정체성이 그저 기술에 초반한 것이 아니라, 그 기술로서 보는 이에게 온전히 전달이 가능한 감정선에 대한 이야기임을 주시한다.
수많은 평론가들과 관객들은 예술 작품에서 깊은 의미를 찾는다. 이는 무슨 의미일까, 이 것은 무엇을 상징하는가, 또 여기에는 무슨 사상이 융합되어 있는가 등을 말이다. 이는 작가의 의도와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민병헌 작가의 작품은 관객에게 의미의 발굴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어떠한 부분에서도 작품의 중요성이나 가치를 저하시키지 않는다. 민병헌 작가의 작품의 경우 오히려 관객의 미학적 감각을 향상시킴으로써 육안으로도 감상하기 어려운 세밀한 곡선이나 형태를 조용히 일깨우며, 자신만의 상상과 철학을 입각시키게끔 하는 영향력이 있다. 이는 작품이 어떠한 의도로 만들어졌던, 아니면 어떠한 혼을 담았던간에, 가치있는 시각 예술의 영역이며 그 역할을 수행한다. 주관적 성찰과 정신을 일으키는 것, 그 것이야 말로 진정한 마음의 움직임, 감동이다.
민병헌 작가의 옅은 대비의 흑백 사진은 동양적이며 함축적이란 평가를 받고는 한다. 작가는 그저 자신이 보는 세상, 그의 말로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것이며 자신의 온전한 감정선을 끊김없이 보는 이에게 전달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에 대해 보는 이는 어떠한 생각이든 감정을 느끼는 데에 “마음대로 하라” 한다. 이는 어떠한 깊은 뜻이나 사상을 작품에 주입하기 보단, 그의 눈에 비치는 세상과 그 감성을 반영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을 뿐, 어떠한 연관성이나 철학을 읽어내는 것은 관객에게 주어지는 자유라는 뜻이다. 그의 ‘리얼리티’란 모두가 공유하는 시각이나 가장 객관적인 관점이 아닌, 작가에게 다가오는 현실성 그 자체이며, 관객이 개인적으로 그 ‘리얼리티’를 보던, 보지 않던 간에 공유 할 수 있는 감정선을 마련한다. 그 감성이 관객 속 무언가를 건드리면서 주관을 복돋우고, 그러한 파급력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이번 6월 3일부터 전시되는 민병헌 작가의 사진들은 직관적이고 뚜렷한 의도가 ‘날 좀 보소’ 하고 소리치지 않는다. 관객 개개인의 탐구과 이해에 관대하며, 그가 찍는 풍경이나 인체가 상징하는 요소들을 탈피한 순전한 작가, 그 자체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다. UnSeen 전은 이렇게 민병헌 작가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끌어내고 동요 할 수 있는 역량과 그가 유도하는 주관적 탐구를 빗댄 전시명이기도 하며, 내재된 생각과 감정들이 ‘Unseen’, 보이지 않는 것에서 ‘Seen’, 보인 것으로 탈피하는 계기에 초점을 둔다. 이번 6월, 민병헌 작가의 사진들이 가진 내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 그리고 그 작품들의 잔물결들이 모든 관객들에게 즐겁고 설레는 파도로 다가 올 수 있기를 바란다.





민병헌 개인전 UnSeen,
06.03 (Tue) – 06.25 (Wed)
11:00 – 18:00 (Mondays Closed)
김현주갤러리


